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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과 다방, 두 개의 '다방'이 맞붙은 상표 전쟁 — 승패를 가른 상품류와 상표라는 무기

by 보랏빛 물결 2026. 7. 7.

새 서비스에 이름을 붙일 때, 우리는 로고와 발음과 어감을 먼저 고민하죠. 그런데 정작 사업의 명운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상품류'라는 칸에서 갈리기도 합니다. 2015년부터 2년간 이어진 직방과 다방의 상표권 분쟁이 딱 그런 이야기예요. 이 글에서는 두 개의 '다방'이 어쩌다 생겨났는지, 두 건의 소송에서 승패를 가른 상품류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상표라는 무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풀어봅니다.

직방다방 이미지

두 개의 '다방'

직방과 다방은 지금도 부동산 앱 시장을 나눠 가진 라이벌이에요. 흥미로운 건, 한때 '다방'이라는 상표를 두 회사가 동시에 손에 쥐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움직인 쪽은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였어요. 2014년 2월, 스테이션3는 'DABANG' 상표를 35류(광고·기업관리)와 36류(부동산·금융업)에 출원해 그해 11월 등록을 마칩니다. 자기 서비스 이름을 지킨, 지극히 자연스러운 절차였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세 달 뒤인 2014년 5월, 경쟁사인 직방이 같은 '다방'이라는 한글 상표를 9류(전자통신·모바일 앱)에 출원해 2015년 3월 등록을 받아버립니다. 여기서 잠깐, '상품류'라는 개념을 짚고 갈게요. 상표권은 이름 하나에 통째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어떤 상품·서비스에 쓰는 이름인지'를 45개 부류로 나눈 상품류마다 따로 주어집니다. 그러니까 같은 '다방'이라도 다방(스테이션3)은 35·36류를, 직방은 9류를 가진 묘한 동거가 만들어진 셈이에요. 원래대로라면 다방이 자기 서비스 이름을 앱이 속한 9류까지 함께 등록해 두는 게 자연스러웠을 텐데, 하필 그 칸이 비어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직방은 이 시기에 '다방'뿐 아니라 '꿀방' 같은 유사한 이름들까지 함께 출원했습니다. 자기가 쓰려던 이름이라기보다, 남이 못 쓰게 미리 울타리를 쳐두려는 움직임에 가까웠죠. 두 개의 '다방'은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승패를 가른 상품류

그렇게 시작된 갈등은 두 갈래 소송으로 번집니다. 첫 번째는 직방이 던진 카드예요. 2015년 4월, 직방은 "9류 '다방' 상표는 우리 것이니 다방은 그 이름을 쓰지 말라"며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합니다. 자기 서비스는 '직방'이면서, 경쟁사 이름인 '다방'을 무기로 든 셈이죠. 그런데 서울중앙지법(2015년), 서울고법을 거쳐 대법원(2016년 12월)까지, 법원은 세 번 모두 다방의 손을 들어줍니다. 이유가 핵심이에요. 직방이 '다방'을 자기 사업에 실제로 쓴 흔적이 없고, '꿀방'까지 함께 출원한 정황으로 볼 때, 이 등록은 사업이 아니라 경쟁사 견제를 위한 것이라고 본 겁니다. 부정한 목적으로 붙든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판단이었죠.

두 번째 소송은 다방이 반격한 무효심판입니다. 2015년 10월, 스테이션3는 "직방의 9류 '다방' 상표 자체가 무효"라며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해요. 여기서 판이 한 번 뒤집힙니다. 1심 격인 특허심판원(2016년)은 직방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격인 특허법원(2017년 2월)은 이를 뒤집습니다. 직방의 '다방'이 다방의 선사용 상표를 모방해 수요자에게 출처를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무효로 판단한 거예요. 직방은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2017년 4월 스스로 취하했고, 그렇게 직방의 '다방' 상표권은 소멸했습니다. 결국 이 모든 드라마의 출발점은, 다방이 처음 출원할 때 9류를 비워둔 '상품류 공백'이었어요. 그 빈칸 하나가 2년짜리 분쟁의 문을 연 셈입니다.

상표라는 무기

이 사건은 상표가 얼마나 날카로운 무기인지, 동시에 그 무기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를 함께 보여줍니다. 먼저, 다방은 두 소송에서 모두 이겼지만 결코 이긴 것 같지 않은 2년을 보냈어요. 자기 서비스 이름을 지키려고 변호사 비용과 시간, 그리고 "혹시 이름을 못 쓰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고생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으니까요. 만약 판결이 조금만 달랐다면, 이미 시장에 자리 잡은 서비스가 자기 이름을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첫 출원 때 9류까지 함께 챙겼다면, 이 2년은 통째로 사라졌을 시간이었죠.

여기서 두 가지 교훈이 또렷해집니다. 첫째, 우리나라 상표 제도는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주의예요. 좋은 이름이 떠올랐다면 서비스 출시보다 상표 출원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둘째, '어떤 상품류에 출원하느냐'가 방어의 범위를 정합니다. 내 사업이 모바일 앱이라면 9류를, 광고·중개라면 35·36류를 빠짐없이 덮어야 빈틈이 생기지 않아요. 반대로, 직방처럼 실제로 쓸 생각 없이 경쟁사만 막으려고 등록한 상표는 결국 법이 무효로 되돌립니다. 상표라는 무기는 '선의'로, '내 사업 위에' 세울 때에만 제 힘을 발휘하는 셈이죠. 브랜드가 곧 자산인 시대에, 이름 하나를 어느 상품류에, 언제, 어떤 마음으로 잡아둘지가 그대로 사업의 방패가 됩니다.

결국 가장 값싼 방어는, 일이 터진 뒤의 소송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기 전의 출원입니다. 지금 준비 중인 브랜드가 있다면, 그 이름이 어떤 상품류까지 덮여 있는지 한 번쯤 지도를 그려보면 좋겠어요. 우리 서비스에 딱 맞는 상품류를 고르는 일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자하특허가 기꺼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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